Chet Baker - It Could Happen To You by 스미레

















2년 전,
생일 선물로 받은 cd 한 장.
쳇 베이커의 앨범이었다.

두근거리는 마음으로 포장을 풀고
내 앞에 드러난 cd 한 장은
노란 달 아래서 사랑을 나누는 남녀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.
그 모습은 마치 80년대의 명화처럼 로맨틱했다.
나는 앨범 자켓을 보고 한 눈에 반해버려서 이미 음악은 들을 필요도 없었다.
얼마나 사랑스러운 선율이 펼쳐질지 자켓만 보아도 짐작할 수 있었다.
 
만약 이 날 이 cd를 선물받지 못 했다면 나는 어떤 특별한 연유가 없는 이상 쳇 베이커의 음악을 들을 수 없었을지도 모른다.
오늘도 오랜만에 이 앨범을 들으면서, 이토록 아름다운 음악을 모른 체 살아왔을 거란 생각을 하니 음악 앞에 참 숙연해지는 마음이 든다.


재즈를 무척 좋아하던 나였지만
나에게 재즈는 쳇 베이커를 알기 전과 알고 난 후로 나눌 수 있을 것 같다.
일단 트럼펫엔 애정이 없었기 때문에 쳇 베이커의 음악에 관심을 두지 않았다. 그러나 그 날, 이 cd를 선물받고 이미 앨범 자켓에 매료되어 버린 나는, 그 날 밤 설레는 마음으로 잠자리에 들기 전 오디오에 cd를 넣었다.

첫 트랙에서 흘러나오는 몽롱하고 나른한 쳇베이커의 목소리에 나는 정말 다른 세상을 마주한 것 같은 기분이 들었다.
너무나 좋았다.
모든 게 좋았다.
속삭이는 듯 하면서도 나른하게 울려퍼지는 쳇베이커의 보컬과 아름다운 쿼텟 연주가 방 안에 타고 흘렀다.
졸린 듯, 읊조리는 쳇 베이커의 목소리는 너무나 포근하고 따뜻했다.
앨범 자켓이 미리 알려준 것 처럼, 사랑을 불러일으키는 달콤한 연주가 계속됐다.

나는 자기 전에 내가 가장 좋아하는 앨범을 듣는다.
그 후로 나는 매일 밤 쳇 베이커의 앨범을 들으며 잠이 든다.



쳇 베이커의 음악을 들으면 청춘과 아픔의 격조된 아름다움이 느껴진다.
애조 띈 음색이 그래서 더욱 아름답게 느껴진다.




* trumpet, vocals - Chet Baker
   piano - Kenny Drew
   bass - George Morrow, Sam Jones
   drums - Philly Joe, Danny Richmond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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